돈-화폐
武正 (鮮韓藥物學硏究會)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다. 돈의 위력은 사회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있으면 편리하고 없으면 조금 불편한 것이 돈이다.
어느 나라든지 지폐에는 으레 인물사진이 들어있다. 우리나라 1000원지폐에는 퇴계 이황 선생, 5천원 지폐에는 율곡 이이 선생 그리고 만원 지폐에는 세종대왕의 얼굴이 나온다. 내년에 새로 나올 5만원 지폐에는 신사임당이, 10만원지폐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 선생의 얼굴을 넣기로 했다고 한다.
외국지폐에는 어떤 인물이 들어있을까? 유로화 쓰기 전까지 프랑스는 정치인은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유명한 건축가나 음악가의 얼굴을 지폐에 넣었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와 에펠탑을 세운 건축가 구스타프 에펠이 바로 화폐의 주인공이다.
유로화 사용하지 않는 스웨덴에서는 식물 분류학자 칼 폰 린네(Linne)와 여성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닐스의 이상한 여행”의 작가 셀마리겔뢰프의 초상을 화폐에 넣었다.
영국의 모든 지폐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2세여왕의 초상이 들어가고 뒷면에는 영국의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의 초상이 새겨진다.
유로화가 통용되기 전까지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벨기에, 호주 등도 인류여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작가 화가 건축가 철학자 등 문화예술인과 과학자들의 인물초상이 그려져 있다. 이웃 일본이나 인도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폐에 얽인 일화를 들자면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1971년, 그는 차관을 얻어 조선소를 건설하려고 영국으로 날아갔다. 그는 은행가들 앞에서 우리나라 지폐 500원짜리를 펼쳐보이 면서 우리나라는 16세기에 이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만든 나라라고 설득하여 8,000만 달러를 빌려 올 수 있었다. 또 조선소도 짓기 전에 50,000분의 1 지도와 조선소를 짓겠다는 울산 앞바다 백사장 사진 한 장을 들고 그리스 선박회사로부터 배 2척을 주문받기도 했다니, 그는 분명 봉이 김선달이 평양의 상인들에게 대동강 강물을 황소 60마리 값인 4천 냥을 받아 양반들이나 부자들에게는 굴욕감을 주었고 평민들에게는 통쾌한 기분을 맛보게 한 시대적 우상이 되었지만 , 정주영 회장은 아이디어와 설득력으로 그리고 추진력으로 외국의 돈을 끌어 다 조선소를 세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 많은 일자리를 서민들에게 제공해주었다. 정 회장님의 그런 담력 때문에 오늘날 세계조선업계에 큰 자리를 차지하는 현대중공업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런 분들의 발자취를 한 시대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행운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을 하면서 지폐에 그려진 그림이나 인물선정이 얼마나 중요한일이며 그것이 주는 상징성은 두고두고 싫증나지 않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내년에 나올 화폐 인물선정에서 많은 말들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여성단체에서 가정일이나 하는 이미지의 신사임당보다는 여자도 나라와 국가를 위하고 가사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관순 여사의 남성적 이미지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는 후문들이 있었다.
처음으로 중국의 무제때 가죽화폐(皮錢)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종이가 발명되면서 지금의 지폐로 바뀌었다고 역사는 전한다. 그러나 이 종이 지폐도 수표나 카드의 편리함에는 따르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지폐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닥나무 재질의 화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일본화폐도 우리나라 완주군 소양면 닥나무가 일본 화폐의 100% 재질이라는 것도 알아두어야 하고, 그러나 우리는 닥나무 재질을 수입해서 우리돈을 만든다.
그래서 그럴까?
돈 모아줄 생각 말고 자식들에게 글 가르치라고 한 속담 때문일까?
그래서 요즘 부모들 비싼 사교육비 들어가며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 모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비단 나 혼자의 기우가 아닐까? 괜한 걱정을 한다.
2008. 5. 8.